47세, 고졸, 그리고 20년 차 현장 전문가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평생을 금속 구조물과 인테리어 설계 도면을 보며, 먼지 날리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47세 근로자 입니다.
그런 제가 불과 한 달 만에 실시간 공정관리 SaaS(Software-as-a-Service)를 개발하고, 클라우드에 배포하여 기업 고객과 시연을 하고 있습니다. 파이썬 문법책을 달달 외워서 가능했을까요? 아니면 밤새 코딩 강의를 들어서일까요?
아닙니다. 비결은 바로 제 작업 환경(IDE) 속에 들어온 똑똑한 파트너, VS Code와 AI(Claude) 덕분입니다. 오늘은 비전공자인 제가 어떻게 AI를 '페어 프로그래머'로 활용하여 '1인 개발팀'처럼 일하는지, 그 구체적인 워크플로우를 공개합니다.

도구의 진화: 챗봇을 넘어 에디터 속으로
많은 분들이 AI 코딩이라고 하면 웹브라우저를 켜고 ChatGPT에게 "이런 코드 짜줘"라고 묻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코드가 100줄, 1000줄이 넘어가자 한계가 왔습니다. 복사해서 붙여넣는 것도 일이었고,
AI가 내 전체 프로젝트 구조를 모르니 엉뚱한 답을 내놓기 일쑤였죠.

그래서 저는 개발 도구인 VS Code(Visual Studio Code)에 Claude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이것은 혁명이었습니다.
- AS-IS (챗봇): "이 함수 좀 고쳐줘" (코드를 복사해서 붙여넣고 설명해야 함)
- TO-BE (VS Code + Claude): (코드의 특정 부분을 드래그하고) "이 부분을 더 효율적으로 리팩토링해줘"
AI가 내 프로젝트의 모든 파일과 문맥(Context)을 이해하고 있으니, 대화의 차원이 달라졌습니다.
사례 1: "나는 설계를 말하고, AI는 시공을 한다"
최근 단일 고객용이던 앱을 멀티테넌트(여러 고객사가 동시에 쓰는) SaaS로 전환해야 하는 큰 과제가 있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대공사였죠.
과거라면 SQL 문법책을 뒤적이며 며칠 밤을 샜겠지만, 저는 이렇게 작업했습니다.
나 (PM): "지금
projects테이블은 고객사 구분이 없어. 여기에tenant_id라는 컬럼을 추가해서 데이터를 격리하고 싶어. 그리고 특정 고객사는 자기 데이터만 볼 수 있게 강력한 보안 정책(RLS)도 걸어줘."
Claude (AI): "네, 이해했습니다. 기존 테이블 구조를 유지하면서
tenant_id를 추가하고, Supabase의 RLS 정책을 적용하는 SQL 마이그레이션 스크립트를 작성해 드리겠습니다."
결과: 단 3초 만에 외래키 제약조건, 인덱스 설정, 보안 정책까지 완벽하게 포함된 SQL 스크립트가 완성되었습니다. 저는 '비즈니스 요구사항(설계도)'만 명확히 전달했고, AI는 복잡한 'SQL 문법(시공)'을 완벽하게 수행했습니다.
사례 2: "지루한 반복 작업은 막내가 하라"
앱의 구조가 바뀌면서, 수십 개의 통계 함수에 일일이 customer_id 파라미터를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사람이 하면 실수하기 딱 좋은 지루한 반복 작업입니다.
저는 편집기에서 파일들을 열어놓고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나 (PM): "여기 있는 모든 통계 함수에
customer_id인자를 추가하고, DB 쿼리할 때 이 ID로 필터링하도록 수정해."
AI는 수백 줄의 코드를 순식간에 훑으며 일관된 패턴으로 코드를 수정했습니다. 오타도, 누락도 없었습니다. 저는 AI를 '불평 없이 24시간 일하는 꼼꼼한 신입 개발자'처럼 활용했습니다.
주의할 점: "AI 비서가 만능은 아니다."
한달만에 앱을 개발했다고 해서 짧은 기간이라고 느껴지실 지도 모르겠지만 앱 실행 테스트하는데만 20일 정도 소모한 것 같습니다.
한줄 수정하고 테스트 반복을 얼마나 했는지 나중에는 꿈에서 까지 테스트를 하고 있었어요.

코딩 전문가였다면 오류를 잡아내서 수정하는 과정이 쉬웠겠지만 수정 과정에서 코딩 초보자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체 개발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도메인 지식만 가지고 도전하신다면 AI가 오류 없이 프로그래밍 해주리라는 기대는 마시고 끊임없이 의심하며 테스트 하고 또한 새로운 기능 추가시 백업 여부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도메인 지식이 곧 스펙이다
많은 현업 전문가분들이 코딩이라는 장벽 앞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포기합니다. "나는 문과라서", "나이가 많아서", "개발을 몰라서"라고 말이죠.
하지만 AI 시대에 개발의 정의는 바뀌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if, for 같은 문법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 무엇을 만들 것인가? (What)
- 왜 만들어야 하는가? (Why)
- 현장의 문제는 무엇인가? (Problem)
이것을 정의할 수 있는 능력, 즉 '도메인 지식'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스펙입니다.
다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여러분의 경험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최고급 설계도'입니다.
물론 완벽히 물 흘러 가듯이 내 생각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테스트 하고 검토해야 하죠.
하지만 설계도만 있다면, 시공은 AI가 정말 편하게 도와줄 겁니다.
지금 바로 VS Code를 설치한 후 여러분만의 초특급 능력을 가진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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